최근 진행 도시재생 설문조사에 반발
"도시재생에 좋은 점수 주게 편향적으로 구성"
2013년 뉴타운 탈락 이후 노후화 심각
"도시재생에 좋은 점수 주게 편향적으로 구성"
2013년 뉴타운 탈락 이후 노후화 심각
인구도 유출되는 추세다. 강 위원장은 "인근 창신초등학교 학생수가 1~6학년 다 합쳐 400여명이다. 10년 전에는 2000명이었다"며 "지금 있는 400명도 인근 숭인동 쪽에 사는 사람들의 자녀들"이라고 밝혔다.
지역 개발 방침을 놓고 서울시와의 갈등도 심화되고 있다. 창신동 공공재개발추진위원회는 10일 도시재생사업과 관련해 서울시청을 항의 방문했다. 항의서를 전달한 뒤 1인 시위를 진행했다. 최근 진행된 '창신·숭인 재생사업 관련 심층조사'에 대한 반발 때문이다.
강 위원장은 "주민들이 도시 재생의 실체조차 잘 모르는데 사업 추진 주체를 묻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문항 자체가 '주민이 주인'이라고 생각하는 주민들은 주민이라고 답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밝혔다.
8페이지로 구성된 설문지 가운데 5페이지에 도시재생사업 우수성을 강조하는 사진이 포함됐다는 점도 창신 주민들이 반발하는 요인이다. 설문에 참여한 한 주민은 '채석장 명소화 사업 추진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거지 동네 구경거리, 전혀 도움이 안된다"는 답변을 하기도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주민들을 만나 상황 설명을 드렸고, 오해가 있었다는 점을 말씀드렸다"며 "창신·숭인 뿐만 아니라 여러 곳에서 도시재생사업을 하다보니 일반화해서 설문을 진행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설문에 참여한 한 주민은 건의사항을 묻는 질문에 "동네 벽에 그림 그린다고 낡은 건물이 좋아지느냐"고 지적했다.
창신동이 포함된 창신숭인뉴타운은 지난 2013년 서울에서 가장 먼저 뉴타운사업 해제가 이뤄졌다. 이듬해인 2014년에는 전국 1호 도시재생사업지구에 선정됐지만 이와 관련해 서울시, 관할 구청과 갈등이 반복되고 있다. 추진위는 "창신동 주민들은 서울시에 의해 일방적으로 도시재생을 당했고, 주민의 의지와 관계없이 7년을 슬럼화된 환경에서 살았다"고 밝혔다.
서울시에서 선정하는 공공재개발 시범사업 공모에서 탈락한 창신동은 주민 동의를 계속해서 얻어나가면서 공공재개발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강 위원장은 "여기에서 50년 동안 살았지만 고등학교 시절과 거리가 그대로다"라며 "서울시장 선거에서 '도시재생사업을 폐지하겠다'는 후보에게 투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석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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